뜀박질하려 운동장에 나갔다가 좀비를 만났다.
말 그대로,
좀비.
이미 죽었으면서 운동은 왜 하느냐 물으니 요새는 좀비도 먹고살기 어렵다는 말이 돌아왔다.
"예전엔 느릿느릿 걷기만 해도 됐거든요. 영화 28일 후 나오고부터 달려야 했죠."
이해는 했다. 그러나 수긍할 수 없었다.
이미 죽은 몸인데 운동을 해서 효과나 볼 수 있으려나. 썩은 살점이 떨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다.
그걸 물으니 그는 누가 훔쳐듣기라도 할 것처럼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속삭였다.
"효과는 없지요. 그냥 전시용입니다. 운동도 하고, 나름 자기관리에 철저하다는 인상을 고용주에게 심어줘야 하거든요. 처세술인 셈이죠."
일순간 그의 몸 안에서 틱틱 돌아가는 기계장치를 본 기분이 들었다.
자기는 운동이 끝났다고, 먼저 들어가겠노라 인사하며 손 흔드는 그의 손목에서 굳은살을 보았다.
나는 그 흔적을 안다. 마우스나 키보드를 장시간 다루면 생기는 그것이었다.
뜬금없이 소름이 돋아 주위를 살피니,
좀비는 그 하나뿐이 아니었다. 수많은 좀비가 운동장을 달리고 있었다.
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.
집으로 돌아가며 간지러운 목을 긁었다.
언제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는 물린 자국에 손톱이 닿자 아파서 눈물이 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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